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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필드 갤러리 특별 초대 전시, 김령·김홍주·신문용·이지송·한기주·한만영 6인전 '어.울림' 개최

by Artist. Kim Lyoung 2023. 10. 4.

[데일리안] 박영민 기자 (parkym@dailian.co.kr)

 

김령, 김홍주, 신문용, 이지송, 한기주, 한만영 등 6명의 원로 작가가 참여한 아트필드 특별 초대 전시 '어,울림' 이 문래동에 위치한 아트필드갤러리 전관에서 9월 22일부터 10월 10일까지 열린다.

 

작가들은 현대 미술사에서 중요한 순간을 직접 체험한 세대이며 여러 실험적인 작품활동을 시작한 시대를 지나온 예술가들이다. 50년 이상 미술계를 거쳐오며 자신만의 미술 철학을 확립하고 발전해 왔으며, 이번 전시에서 여섯 명의 작가들은 각각 예술과 삶, 회화의 본질, 자연과 인간, 시간과 공간, 사실과 추상, 채움과 비움을 작품에 녹여낸 작품들을 선보인다.

 

김령의 작업에서 중요한 것은 호흡과 노동의 의미이다. 비즈를 캔버스위에 부착할 때 투여되는 엄청난 양의 노동은 곧 삶의 성실한 자세와도 관련된다고 볼 수 있다. 김령이 작업에 기울이는 그러한 공력은 마치 조선 여인들이 바느질을 할 때 느끼는 심정을 연상시킨다. 그처럼 장시간에 걸친 노동을 통해 화면에는 시간이 갈수록 꽃의 형태가 드러나게 되고 점차 색의 계조를(gradation) 갖추면서 입체감을 얻게 되는 것이다. 속도가 생명인 이 디지털 시대에 일일이 손으로 캔버스를 메우는 ‘느림의 미학’ 이다.

 

김홍주는 우리 미술계의 시대적 흐름과 무관하게 자신의 조형세계를 일관성으로 지켜온 작가들 가운데 하나다. 작가의 작품 화면에는 주로 세부묘사의 이미지들이 조밀하게 화면을 채우고 있다. 작가는 이러한 화면을 구사하기 위하여 몰입해온 창작과정의 결과물에 지속적으로 <무제>라는 제목을 붙여놓음으로써 제목을 통해 의도를 전달하기보다는 관람자의 입장에서 작품과의 직접적인 접촉을 통한 교감과 소통을 도모하고 작가의 개입을 최소화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신문용은 주로 모노크롬 형식의 수평적 파도가 펼쳐지는 바다풍경 작품을 지속해왔는데 최근에는 그러한 연속적 화면의 전개과정이 '각(覚)'이라는 화두를 시각적으로 구현하는 작업으로서 먹을 이용해 화면 위에 무작위적 방법으로 점을 찍어가는 작품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때 작가의 손은 붓끝의 감각을 느끼며 무념무상의 상태에서 화면에 점을 찍어가고 그 작업과정에서 결과적으로 발견되는 형상은 다시 새로운 조형 이념을 떠올리게 해준다.

 

이지송은 오랫동안 cf 감독으로 활동했다. 스마트폰이라는 순수 기술의 도움 이외에 일체의 연출 없이 '시선의 힘'으로만 작품을 만든다. 스마트폰이 가지는 상징적인 요소 '젊고 트렌디함'은 30년 이상 광고계에 몸담았던 그가 여전히 젊은 에너지를 가지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한기주는 한국의 종이조형(Paper Molding)운동의 중추적인 인물이다. 그는 1970년대 말부터 나무판을 끌이나 도끼로 찍어내면서 드러나는 자연스런 형태의 표면을 한지 캐스팅 기법으로 떠내서 그 이미지들을 자신의 작품 속 조형요소로 도입하고 있다. 한지의 물성과 표현된 이미지를 통해 작가는 동양적 자연관에 바탕을 두는 종이조형이라는 새로운 세계를 열어오고 있다.

 

한만영은 우리 생활 속에 대비되는 현상과 인식의 불이성(不二性)을 작품의 주요 테마로 작업해오고 있다. 작가에게 아름다움과 추함, 생성과 소멸, 채움과 비움, 그리고 생과 사와 같은 개념은 서로 다른 것이 아니라 동일한 요소의 순환 현상이다. 따라서 양자간의 경계를 허물고 통합하는 일련의 작업이 곧 작가의 작품인 것이다. 작가의 작품 속에서는 동양과 서양, 과거와 현재, 원본과 복제 등의 대립되는 이미지들이 작가의 손에 의해 공존하며 새로운 의미를 생성시킨다.

 

작가들은 오랜 시간 회화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고민해 왔다. 이번 전시를 통해 각각의 작가들이 다다른 결론들을 볼 수 있으며 작품을 통해 하나로 어우러지고 관객들에게 울림을 주는 풍성한 전시가 될 것이다. '어,울림' 전시는 오는 9월 22일부터 10월 10일까지 ARTFIELD 갤러리 1, 2, 3관에서 무료로 만나볼 수 있다.

 

 박영민 기자 (parky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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